녹색의 마을 산새들의 고장,
들숨 날숨에 녹색 바람 불어오고,
뻐꾸기 소리에 진달래 피고
바위틈 물 흐르는 소리에
버들가지 춤춘다.
동박새 소리에 청미래 익어가고
단풍잎 붉게 물들어 절정을 이루니
밤나무 밑에 다람쥐들 모여들고
돌감나무 홍시에 직박구리 날아든다.
도토리나무 밑에 산토끼 한 마리
밤송이 떨어지는 소리에 도망가고
자리 고라니 한 마리 뛰어들더니
마지막 남은 푸른 산야초 잘도 먹는다.
하얀 설산은 닭 볏 같은
상고대 천국이고,
내가 가는 길은
고라니 발자국이 나침반인데
눈 속에 숨은 청미래 열매는
곤줄박이가 독식한다.■