사계의 노래 녹색의 마을 산새들의 고장, 들숨 날숨에 녹색 바람 불어오고, 뻐꾸기 소리에 진달래 피고 바위틈 물 흐르는 소리에 버들가지 춤춘다. 동박새 소리에 청미래 익어가고 단풍잎 붉게 물들어 절정을 이루니 밤나무 밑에 다람쥐들 모여들고 돌감나무 홍시에 직박구리 날아든다. 도토리나무 밑에 산토끼 한 마리 밤송이 떨어지는 소리에 도망가고 자리 고라니 한 마리 뛰어들더니 마지막 남은 푸른 산야초 잘도 먹는다. 하얀 설산은 닭 볏 같은 상고대 천국이고, 내가 가는 길은 고라니 발자국이 나침반인데 눈 속에 숨은 청미래 열매는 곤줄박이가 독식한다.■ 2023. 10. 9. 이전 1 다음